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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ADHD 증상은 자가진단표에 잘 안 나온다adhd개발자이야기 2026. 8. 30. 11:01
조용한 ADHD 증상은 자가진단표에 잘 안 나온다
나는 그 표를 여러 번 채웠다. 채울때마다 결과가 애매했음
친구 둘이 검사받아보라고 했는데도 계속 넘긴 이유가 그거였다
나는 의사가 아니고 이건 내 경험임. 이 글로 자가진단하지 마라
문항이 나를 안 가리켰다
자가진단표 문항이 대체로 이렇다

자가진단표에 자주 나오는 문항과 조용한 쪽이 체크하지 못하는 이유 나는 왼쪽에 거의 다 아니라고 답했다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든가. 손발을 계속 움직이는가. 지나치게 말이 많은가
나는 앉아있었다. 시험도 잘봤고
그러니까 체크가 몇 개 안 된다. 그럼 아닌가보다 하고 창을 닫게 됨

자가진단표만 보고 몇 년을 넘기게 되는 반복 구조 나는 이걸 몇 번 돌았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다
조용한 ADHD 증상은 문항 밖에 있다
내 경우는 흔히 조용한 ADHD라고 부르는 쪽이었다. 조용한 ADHD 증상은 이름 그대로다
밖으로 안 튀는 대신 안에서 벌어진다

겉으로 보이는 상태와 실제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의 차이 왼쪽만 보면 아무 문제 없어 보인다
회의중에 몸은 앉아있는데 머리는 다른데 가있다든가. 사람 말의 절반을 다르게 알아듣고 몇 주 뒤에 안다든가. 시간이 몇 시간 지났는지 감이 안 온다든가
이런건 문항에 잘 안 나온다
나와도 "주의가 산만한 편인가요" 정도로 뭉뚱그려져 있어서, 나는 그걸 읽고도 아니라고 답했다. 산만하다는 말이 내 상태를 설명하는 것 같지 않았거든
성적이 괜찮으면 더 안 걸러진다
이게 컸다

성적이 괜찮으면 어른들 눈에 앞엣것만 보인다 앞엣것만 보이면 뒤엣건 아무도 안 본다
결과가 나오면 과정은 안 본다. 시험 전날 열두시에 일어나도 점수가 나오면 아무도 안 물어본다
나도 안 물어봤다. 되고 있으니까
병원 검사는 좀 다르다
자가보고 설문을 쓰긴 쓴다. 근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자가진단표와 병원 검사가 묻는 것의 차이 오른쪽에서 갈린다
상담이 붙고 검사를 같이 한다. 그리고 어릴때 어땠는지를 묻는다
ADHD는 성인이 되어 생기는게 아니라 어릴때부터 있던 특성이 이어지는 거라 과거를 확인함
여기서 자가진단표랑 결정적으로 갈린다. 자가진단표는 지금만 묻거든
사람은 자기 현재 상태를 잘 모른다. 특히 오래 적응해온 사람일수록 더 모름
점수보다 문장이 쓸모 있었다
결과를 점수로만 읽으면 놓친다
내가 받은 소견서에는 점수 말고 문장이 있었다. 일의 순서나 우선순위를 정해 계획대로 실행하기 어렵고, 흥미가 붙는 일부터 먼저 처리하다 마감을 놓친다고
그 문장이 점수보다 훨씬 쓸모있었다

점수로 읽을 때와 소견 문장으로 읽을 때 얻는 것 뭘 바꿔야 하는지가 문장 쪽에 적혀있다
점수는 해당된다 아니다만 알려준다. 그건 시작점일 뿐임
지금 고민 중이면
자가진단표는 병원에 갈지 말지 정하는 데만 쓰면 된다. 결론 내리는 도구가 아니다

검사받으러 갈 때 챙겨가면 좋은 것들 어릴때 기록이 있으면 확인이 빨라진다
조용한 ADHD 증상은 체크가 몇 개 안 나온다. 그래도 일상에서 계속 같은 데서 걸리고 있으면 한번 확인해봐도 된다. 특히 밖으로 안 튀는 쪽이면 문항이 잘 안 잡음
나는 자가진단표만 보고 몇 년을 넘겼다. 그게 제일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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