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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자본 창업, 돈이 안 든 건아니긴한데,,,
    외주개발 2026. 8. 30. 11:35

    무자본 창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좀 웃었어요.

    투자도 안 받았고 대출도 안 받았어요.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무자본 창업이라고 부르기엔 매달 나가는 게 분명히 있거든요.

    뭐가 들어갔는지 적어볼게요.

    자본 대신 넣은 건 외주였어요

    저는 프리랜서 개발자입니다. 크몽이랑 숨고에서 의뢰를 받아서 일해요.

     

    평점 5.0에 만족도 100%. 숫자만 보면 그럴듯한데, 이게 쌓이는 데 몇 년 걸렸어요.

    여기서 번 돈이 생활비였고, 남는 시간이 개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자본이 없었던 게 아니라 자본을 매달 벌어서 조달했어요. 남이 준 돈으로 시작하는 대신 내가 번 돈으로 시작한 거고, 그 차이가 속도로 나타납니다.

    느립니다. 아주.

    투자를 받으면 6개월 안에 뭘 만들어야 하는데, 외주를 하면서 만들면 6개월 동안 만들 수 있는 게 절반도 안 돼요. 대신 망해도 안 죽습니다. 다음 달 외주가 또 들어오니까요.

    아이디어는 찾아다녀서 나온 게 아니에요

    무자본 창업 콘텐츠를 보면 아이템 찾는 법이 꼭 나오더라고요. 시장조사하고, 니치 찾고, 경쟁 분석하고.

    저는 그렇게 안 됐어요.

     

    순서가 이랬습니다. 찾아다녀서 나온 게 아니고, 하다가 걸린 거예요.

    외주를 하다 보면 프로젝트마다 똑같은 걸 다시 합니다. 견적서 새로 쓰고, 계약서 양식 찾고, 진행 상황 물어보는 메일에 답하고.

    그게 매번 처음부터였어요.

    어느 날 견적서를 또 쓰다가 생각했습니다. 이거 지난번 거랑 거의 같은데 왜 또 쓰고 있지.

    그래서 저 쓰려고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팔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 시간이 아까워서요.

    만들다 보니 제품이 됐습니다

    만들어놓고 실제로 쓰기 시작했더니, 저만 불편했던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문의가 이 화면으로 들어옵니다. 전화나 카톡으로 받던 걸 옮긴 거예요.

     

    값을 미리 적어두는 것도 저 편하려고 시작한 겁니다. 견적 물어보는 대화가 매번 똑같았거든요.

    이게 무자본 창업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내가 이미 하고 있는 일에서 나온 문제여야 합니다.

    남의 문제를 상상해서 풀면 돈이 듭니다. 조사해야 하고, 물어봐야 하고, 틀리면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내 문제를 풀면 조사비가 0원이에요.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실제로 뭐가 들었나

    여기서 정정할 게 있어요. 현금이 안 든 건 아닙니다.

     

    안 들었다기보다, 대부분을 지원금으로 덮었다는 쪽이 정확해요.

    매달 순수하게 제 주머니에서 나가는 고정비는 AI 구독료 하나입니다. 220달러요. 1년이면 2,640달러죠.

    무자본 창업이라면서 매달 이만큼 쓰는 게 앞뒤가 안 맞아 보일 수 있는데, 저는 이걸 인건비로 잡고 있어요. 사람을 안 쓰는 대신 도구값을 내는 거니까요. 개발자를 파트타임으로라도 쓰면 이 금액으로는 안 됩니다.

    나머지는 지원금으로 덮었어요

    이게 제 방식의 실체에 가깝습니다.

    서버비는 경기도에서 받은 AWS 크레딧 5,000달러로 해결했어요. 특허 등록에 500만 원쯤 들었는데, 그건 갭이어랑 창업보육센터 사업화지원금으로 냈고요.

    만약 이 둘을 제 돈으로 냈으면 시작 자체를 못 했을 겁니다. 500만 원은 프리랜서한테 작은 돈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무자본 창업에서 진짜 기술은 아이템 찾기보다 이런 걸 찾아보는 일에 가까운 것 같아요.

    • 지자체 창업 지원 (서버 크레딧, 시제품 제작비)
    • 창업보육센터 입주와 사업화지원금
    • 청년 대상 프로그램

    여기 이름을 적어봐야 지역마다 다르고 매년 바뀌어서 별 소용이 없어요. 다만 찾아보면 있습니다. 저도 될 줄 모르고 넣었던 게 몇 개 됩니다.

    떨어진 것도 있고요. 그건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시간이 제일 컸어요

    돈 얘기를 길게 했지만 제일 크게 들어간 건 시간입니다.

    외주로 일한 저녁과 주말이 그대로 들어갔고, 만들었다가 안 쓰고 버린 기능도 꽤 됩니다. 그중에 제일 아까운 건 방향을 잘못 잡아서 다시 만든 시간이에요.

    이건 안 겪고 넘어갈 방법을 아직 못 찾았습니다. 방향이 틀렸다는 건 만들어보기 전에는 모르겠더라고요.

     

    만든 것들. 이 중에 처음 계획대로 나온 건 별로 없어요.

    순서를 굳이 적자면

    무자본 창업 글마다 단계가 나오길래 저도 적어보는데, 이건 제가 지나온 순서지 정답은 아닙니다.

    먼저 돈이 들어오는 일을 하나 잡으세요. 외주든 알바든 상관없어요. 이게 있어야 나머지가 가능합니다. 없으면 만드는 중에 생활이 무너집니다.

    그 일을 하면서 반복되는 걸 적으세요. 매번 다시 하는 것, 매번 짜증나는 것. 이게 아이템 후보입니다.

    나 쓰려고 만드세요. 팔릴지 안 팔릴지는 나중 문제고, 일단 내 시간이 줄면 그것만으로 본전입니다. 안 팔려도 손해가 아니에요.

    쓰다가 남한테 보여주세요. 여기서 반응이 없으면 나만의 문제였던 거고, 그것도 정보입니다.

     

    지금은 이 흐름 전체가 사이트 안에서 끝납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그려놓고 시작한 건 아니고, 하나씩 붙였어요.

    한 가지는 미리 말씀드릴게요

    무자본 창업이 돈 안 드는 창업이라는 뜻이면, 그런 건 없습니다.

    매달 고정비가 나가고, 시간이 들어가고, 그 시간 동안 다른 걸 못 하는 비용이 들어가요. 저는 그 시간에 외주를 더 받을 수도 있었거든요. 그게 회계장부에 안 적힐 뿐입니다.

    다만 돈을 빌리지 않았으니 망해도 빚이 안 남는다는 건 맞아요. 그게 이 방식의 유일하지만 꽤 큰 장점입니다.

    저는 아직 진행 중이고, 성공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에요. 지금까지의 순서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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