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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ADHD 진단 후 바꾼 건 습관이 아니라 구조였어요
    adhd개발자이야기 2026. 8. 5. 11:21

    성인 ADHD 진단받기 전에 나는 외주 견적을 낼 때 항상 3배를 불럿다.

    3일이면 될 일을 9일이라고 햇음

    오랫동안 그게 내 성격 문제인 줄 알앗다. 소심하거나 게으르거나 자신이 없어서라고

    스물다섯에 진단받고 나서야 그게 뭐였는지 알앗음

    나는 의사가 아니고 이건 내 경험임. 이 글로 자가진단 하지 마세여. 짚이는 게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평가받으시는 게 맞음

    ADHD 증상이 티가 안 낫던 이유

    내 경우는 흔히 조용한 ADHD라고 부르는 쪽이엇다.

    산만하게 뛰어다니는 애가 아니라 앉아서 딴생각하는 애였음. 성적이 나쁘지도 않앗고

    그래서 아무도 몰랏다. 나도 몰랏음

    성인이 되어서도 "원래 좀 그런 사람"으로 넘어갓다.

    문제가 드러난 건 학교가 아니라 직장이엇음

    학교는 정답이 있는 데고 직장은 아니니까

    일에서 이렇게 드러낫다

    시간이 안 읽혓다.

    3일 걸릴 것 같던 게 8시간에 끝나기도 하고 2주가 되기도 햇음

    문제는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편차를 내가 예측 못 한다는 거엿다.

    그래서 견적을 3배로 불럿다. 보험이라고 생각햇는데

    지금 보면 공포에 이자를 붙여서 판 거엿음;;

    하기 싫은 일이 미뤄지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됫다.

    미루는 게 의지 문제라고 생각햇는데, 어떤 일은 시작 자체가 안 걸린다.

    책상 앞에 앉아 잇는데 손이 안 움직임

    정작 재미있는 일은 밥도 안 먹고 열두 시간을 햇고

    같은 날 같은 사람인데 이럼

    말이 관계를 망가뜨렷다.

    고객사가 엑셀 파일을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르길래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햇다.

    기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엇음

    근데 돌아온 건 "고객사를 가르치려 든다"였고 나는 프로젝트에서 빠졋다.

    맞는 말이 관계에서는 틀린 말일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랏음

    이거 아직도 잘 모르겟음;; 지금은 그냥 안 고쳐줌

    고치려고 햇고 실패햇다

    진단 후에 제일 먼저 한 건 고치려는 시도엿다.

    시간 관리 앱을 깔고 뽀모도로를 돌리고 할 일 목록을 만들었음

    사실 이건 진단 한참 전부터 반복하던 일이다.

    대학 때도 시험 기간마다 계획표를 새로 만들엇음. 과목별로 시간 나누고 색깔까지 칠하고

    그 계획표대로 공부한 날은 한 번도 없엇다.

    (계획표 만드는 건 재밌엇음 ㅎ 그게 함정)

    전부 오래 못 갓다. 며칠은 됨. 그러다 한 번 무너지면 앱을 지웟다.

    그리고 나를 탓햇음. 이것도 못 하냐고

    몇 번 반복하고 나서 방향을 바꿧다.

    내가 매번 잘 해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잘못됫다고

    그래서 구조를 바꿧다

    견적이 대표적임

    내가 매번 "이번엔 며칠 걸릴까"를 판단하니까 매번 다른 숫자가 나왓다.

    그래서 판단하는 일을 아예 없앳음

    가격과 범위를 미리 정해서 전부 공개해버렷다. (그 과정은 여기에 적어놨음)

    내 그날 컨디션이 개입할 자리를 없앤 거임

    나머지도 같은 원리로 바꿧다.

    • 기억에 의존하던 걸 전부 파일로 옮겻음. 회의는 녹음해서 텍스트로 바꿔놓는다.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음
    • 반복 문서는 양식을 고정햇다. 견적서 계약서 청구서. 매번 새로 판단하지 않게
    • 하기 싫은 일은 첫 단계를 아주 작게 쪼갯다. 시작만 걸리면 그다음은 굴러감

    핵심은 의지를 늘리는 게 아니라 의지가 필요한 지점을 줄이는 거엿다.

    이 방식으로 실제 외주를 돌리면서 시간이 어디로 가는지 세어본 적도 잇음. 그 결과는 여기에 있다

    ADHD가 유리하다는 말은 안 하겟음

    요즘 ADHD를 재능처럼 말하는 얘기를 자주 봄

    나는 그렇게 말 못 하겟다. 잃은 게 분명히 잇음. 관계도 기회도

    다만 이건 말할 수 잇어

    고치는 데 쓰던 힘을 구조를 짜는 데 옮기고 나서 일이 굴러가기 시작햇다.

    나를 바꾸는 건 십 년을 해도 안 됫는데, 판단할 자리를 없애는 건 하루면 됫음

    혹시 지금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탓하고 계신다면 한 번 방향을 바꿔보시면 좋겟다.

    못 하는 걸 잘하게 만들려 하지 말고, 그게 필요 없는 방식으로 짜는 쪽으로

    그리고 짚이는 게 있으면 병원에 한번 가보세여. 나는 그걸 너무 늦게 햇음

    일하는 구조를 어떻게 바꿧는지는 상황별로 따로 적어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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