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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증상은 남의 평가로 번역돼 돌아옵니다adhd개발자이야기 2026. 8. 24. 16:33
성인 ADHD 증상을 검색하면 목록이 나옵니다.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행동.
근데 저는 그 목록을 읽고도 제 얘기인 줄 몰랐어요.
증상은 본인한테 증상으로 안 보이거든요. 남의 평가로 번역돼서 돌아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고 이건 제 경험입니다. 이 글로 자가진단하지 마세요.
성인 ADHD 증상이 회사에서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제가 진단 전에 실제로 들었던 말들이에요.
"성의가 없다." 약속에 늦었을 때요. 늦으려고 늦은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나가야 할 시각이 제 안에서 다른 눈금으로 흘렀습니다.
"성실하지 않다." 마감을 놓쳤을 때. 저는 그 시간에 여덟 시간을 일했어요. 다만 해야 할 일이 아니었을 뿐입니다.
"고객사를 우러러보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틀린 말을 그냥 못 넘겼을 때요.
"기복이 있다." 5일치 일을 8시간에 끝낸 날과, 30분도 앉아 있지 못한 날이 같은 주에 있었으니까요.
"예민하다." 개방형 사무실에서 계속 지쳐 있었을 때.
왜 본인은 자기 ADHD 증상을 모르냐면
비교할 기준이 없어서예요.
ADHD 증상은 본인한테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이 뇌로 살았거든요. 다른 사람 머릿속이 어떤지 모르고요. 그러니까 "다들 이 정도는 힘든데 나만 못 버티나 보다"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성적이 괜찮으면 더 안 보입니다. 전교 1등을 하면서도 반성문을 쓰던 아이였는데, 어른들 눈에는 앞엣것만 보였어요.
번역표를 만들어봤습니다
성인 ADHD 진단을 받고 나서, 제가 들었던 말과 실제로 벌어지던 일을 나란히 놓아봤어요.
성의 없다 → 시간 감각이 다르게 흐름. 늦고 싶어서 늦은 게 아님
성실하지 않다 → 흥미가 붙는 일부터 손이 감. 일은 계속하고 있었음
무례하다 → 방 안의 신호를 못 읽음. 문장만 들림
기복이 있다 → 집중에 스위치가 없음. 켜지는 날과 안 켜지는 날의 낙차
까다롭다 → 소리가 배경으로 안 물러남
왼쪽은 결과고 오른쪽은 원인인데, 회사에서는 왼쪽만 보입니다. 오른쪽을 설명하려고 하면 변명처럼 들리고요.
그래서 뭘 했냐면
한동안은 왼쪽을 고치려고 했어요. 안 늦으려고, 안 미루려고, 말을 부드럽게 하려고.
며칠은 됩니다. 그러다 피곤한 날 원위치예요. 컨디션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안전장치는 안전장치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오른쪽을 건드리기로 했습니다. 시간 감각을 못 믿으면 예측을 시스템에 넘기고, 신호를 못 읽으면 말이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고.
고치는 건 이십 년 해서 안 됐는데 없애는 건 됐어요.
성인 ADHD를 의심하고 계시다면
그 평가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제 몫이 있었어요. 상대의 도구 선택을 멍청하다고 표현한 건 사실 판단이 아니라 모욕이었으니까요.
다만 같은 말을 여러 회사에서 반복해서 듣고 있다면, 그건 그 회사들 문제도 아니고 성격 문제만도 아닐 수 있어요.
저는 그걸 확인하는 데 서른 가까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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