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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명령 1,269개 중 15개 중 1개가 "다시 해"외주개발 2026. 8. 3. 14:00
바이브 코딩으로 외주 개발을 받으면 빨리 끝날 줄 알앗다. 실제로 코드는 빨리 나온다. 근데 프로젝트가 빨리 끝나지는 않았음
나는 대학 때 프로그래밍 수업을 거의 안 들었다. 시험 전날에도 새벽 다섯 시까지 술을 마셨고 다섯 시간 자고 시험장에 들어갔음. 근데 2등을 햇다. 교수님은 내 코드가 간결하고 접근이 독창적이라고 하셨다
그때 알았음. 나한테 코드를 짜는 감각은 있는데 과정을 관리하는 감각은 없다는 걸. 바이브 코딩은 정확히 그 두 번째를 요구한다
이상해서 세어봤다. 내가 지난 몇 달간 AI에게 직접 친 명령이 1,269개였음. 그중에 이런 게 몇 개인지 세봤다
15개 중 1개는 "다 했어?" 아니면 "안 되는데"
- "다 했어?" / "다 됐어?" / "다했냐고" — 31개
- "안 돼" / "다시 해" / "왜 안 되지" — 46개
- "실제로 눌러봤어? 진짜 뜨는지 확인했어?" — 4개
합쳐서 81개. 전체의 6%, 그러니까 15개 중 1개꼴임
이 81개에는 새로 만든 게 하나도 없다. 전부 이미 시켰던 걸 다시 확인하거나, 됐다고 한 게 안 돼서 되돌리는 명령이었음
줄어든 건 타이핑, 늘어난 건 확인
바이브 코딩을 하면 코드 쓰는 시간이 정말 줄어든다. 반나절 걸릴 걸 30분에 받음. 문제는 그 30분 뒤다
받은 코드가 도는지 확인해야 하고, 돌긴 도는데 원하는 대로 도는지 또 확인해야 하고, 화면에서 실제로 눌러봐야 한다. "다 했습니다"라는 답을 그대로 믿었다가 고객한테 넘긴 적이 한 번 있고, 그 뒤로는 매번 직접 열어봄
그러니까 시간이 사라진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긴 거다. 만드는 쪽에서 검증하는 쪽으로
문제는 이 두 시간의 성격이 다르다는 거임. 코딩은 몰입하면 된다. 검증은 집중이 계속 끊긴다. 시켜놓고 기다리고, 결과 보고, 틀린 데 짚어주고, 또 기다림. 나는 이 왔다 갔다가 코딩보다 훨씬 피곤햇다
AI 코딩이 주로 깨지는 지점
"됐다"와 "된다"가 다른 지점. 코드는 통과했는데 화면에서는 안 눌리는 경우다. 빌드가 성공했다는 말과 사용자가 쓸 수 있다는 말은 다름
대량 처리의 끄트머리. 문서 5,135건을 옮기는 작업에서 294건이 실패했다. 94%는 성공한 건데, 남은 6%를 찾아내고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이 앞의 94%보다 길었음
환경에 걸린 문제. 외부 도구를 붙이려는데 연결 자체가 안 되거나 하드웨어가 고장 난 경우다. 화면 밖에서 벌어지는 일은 AI가 못 봄. 여기서 며칠씩 날렸다
그래서 견적을 이렇게 바꿧다
나는 원래 견적을 3배로 불렀음. 3일이면 될 일을 9일이라고 햇다. (그 얘기는 여기 적어놨음)
바이브 코딩을 쓰면서 이 구조가 안 맞게 됐다. 개발 자체는 정말 빨라졌는데 검증에 드는 시간은 오히려 예측이 더 어려워졌거든. 잘 풀리면 하루, 안 풀리면 나흘임
그래서 견적을 두 덩어리로 쪼갰다
만드는 값은 내렸음. 실제로 빨라졌으니까. 대신 검증하고 넘기는 값을 따로 세웠다. 테스트, 수정, 인수인계 문서까지. 예전엔 이걸 "개발비"에 뭉뚱그려 숨겨놨었는데 이제는 항목으로 꺼내서 보여줌
고객 입장에서도 이게 낫더라. "왜 이만큼이죠?"에 답할 수 있게 됐거든
외주 개발에 바이브 코딩 쓸 거면 이것만은
- "다 했다"는 답을 결과로 치지 마세여. 직접 열어보기 전까지는 안 끝난 거다. 이게 제일 비싼 교훈이었음
- 마지막 5%를 견적에 넣으세여. 대량 처리는 끝자락이 제일 오래 걸린다
- 검증 시간을 항목으로 빼서 보여주세여. 숨기면 나중에 본인이 손해 봄
- 환경 문제는 기대하지 마세여. 붙는 도구와 안 붙는 도구가 갈린다
애초에 내가 왜 시간 예측을 그렇게까지 못 믿었는지는 따로 적어놨다. 스물다섯에 성인 ADHD를 알게 된 뒤 일하는 구조를 바꾼 얘기임
바이브 코딩은 개발자를 대체하지 않았다. 개발자가 하는 일의 무게중심을 옮겼음. 이제 내가 파는 건 코드를 쓰는 시간이 아니라, 그게 진짜 되는지 확인해서 넘기는 시간이다
도구를 회사에 들일 때 겪은 것도 따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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