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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사무실에서 하루의 절반을 소리 견디는 데 썼습니다adhd개발자이야기 2026. 8. 21. 13:03
개방형 사무실은 소통이랑 수평 문화의 상징처럼 얘기되잖아요.
저한테는 여덟 시간짜리 고문실이었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고 이건 제 경험입니다. 이 글로 자가진단하지 마세요.
배경으로 안 물러나요
옆자리 키보드 소리, 등 뒤 발소리, 누가 통화하는 소리. 형광등 아래에서 섞이는 냄새.
이렇게 적으면 다들 그런 거 아니냐고 하실 거예요. 맞아요. 다들 그 안에 있죠.
근데 대부분은 몇 분 지나면 그게 배경이 됩니다. 뇌가 알아서 걸러내거든요.
저는 그게 안 됩니다. 옆자리 키보드가 세 시간째 계속 앞에 나와 있어요. 성인 ADHD 진단받고 나서 이걸 감각 과부하라고 부른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일을 하면서 소음 견디는 일을 같이 하고 있었던 거예요. 두 개를 동시에.
옥상에 자주 갔습니다
모니터에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였어요. 명분은 시력 보호였는데 사실은 눈에 들어오는 걸 줄이려는 거였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건물 옥상에 올라갔고요. 사원증 빼면 어느 회사 사람인지 모르잖아요. 거기서 십 분씩 눈 감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근무가 아니라 잠수였어요. 숨 참고 물속에서 일하다가 옥상에서 잠깐 쉬고 다시 들어가는 거.
그때는 그냥 제가 예민한 줄 알았습니다. 이게 근무 조건으로 얘기할 수 있는 항목이라는 생각을 아예 못 했어요.
문 하나
마지막 직장에 1인실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복지여서가 아니라 그냥 문이 하나 있었어요. 그게 다예요.
근데 그 문 하나로 외부 자극 수도꼭지가 제 손에 왔습니다. 필요하면 닫고 괜찮으면 열어두고. 제가 정하는 거요.
그때부터 견디는 사람에서 일하는 사람이 됐어요. 같은 뇌였고 같은 실력이었는데.
복지가 아니라 임금이었어요
계산을 해봤습니다.
개방형 사무실에서 저는 하루의 절반을 소리 견디는 데 썼어요. 그 절반은 급여에 반영이 안 되는데 매일 나갔습니다.
문 하나가 그 절반을 돌려준 거면, 그건 복지가 아니라 임금이죠.
그 뒤로 구직 기준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채용 공고에서 연봉이랑 기술 스택을 먼저 봤는데 지금은 근무 형태부터 봐요. 연봉이 좀 낮아도 문이 있는 자리면 계산이 맞더라고요.
면접에서 물어봐도 됩니다
이걸 몰라서 저는 몇 번을 반복했어요. 첫 출근 날 탁 트인 책상 바다 보고 가슴 내려앉는 거.
"사무실 구조가 어떻게 되나요?"는 물어봐도 되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생각을 아예 못 하고 입사했어요.
집중할 공간이 따로 있는지, 재택이 제도로만 있는지 실제로 쓰는 사람이 있는지도 같이 물어보면 좋고요.
헤드셋이나 이어플러그 껴도 되냐는 것도 한 번 물어보세요. 이게 의외로 갈립니다. 아무렇지 않은 데가 있고, 소통 거부로 보는 데가 있어요.
1인실 없으면
대부분 회사엔 1인실이 없죠. 그럼 남는 건 원격입니다. 제 방은 태어날 때부터 1인실이니까요.
재택이 복지가 아니라 기본 근무 형태인 데를 찾는 게 현실적이에요. 제도만 있고 아무도 안 쓰는 곳은 없는 거랑 같습니다.
그것도 안 되면 도구로 버티는 수밖에 없고요. 저는 지금도 이어플러그 들고 다닙니다.
예민한 게 아니라 다른 거였어요
오래 이걸 제 성격 문제로 알았습니다. 참을성이 없다고.
근데 같은 뇌로 어떤 데서는 5일짜리 일을 8시간에 끝냈어요.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환경과의 조합이었던 겁니다.
사무실에서 이유 없이 계속 지치신다면 성격이 아니라 자리 문제일 수도 있어요. 한 번 의심해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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