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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ADHD 치료 = 약 먹으면 끝인 줄 알앗음 (끝이겠냐?)
    adhd개발자이야기 2026. 9. 1. 09:33

    성인 ADHD 치료를 검색하면 약 얘기가 제일 먼저 나온다

    나도 그렇게 알앗다. 약 먹으면 끝나는 줄

    근데 아니엇음;;

    먼저 밝혀둠. 나는 의사가 아니고 이건 그냥 내 경험이다. 약 이름이랑 용량은 일부러 안 적을 거고, 이 글 보고 뭘 결정하지 마라(진짜로 경고햇다). 약은 사람마다 다르게 듣는다고 계속 들었고 나도 그랬다

    성인 ADHD 치료 첫 약은 진짜 신기햇다

    이건 인정해야 함

    이게 다들 사는 방식이었나 싶었다

     

    머리에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진짜로 그렇다

    평소에 뭔가 하려고 앉으면 머릿속에서 다른 창이 열 개쯤 같이 떠 있는데, 그게 닫혓다. 하려던 거 하나만 남는다

    그리고 몇 시간 걸리던 일이 짧게 끝났다. 정확히는 일이 빨라진 게 아니라 딴짓하는 시간이 사라진 거다. 그동안 내가 느린 게 아니라 새고 있었던 거였음

    그때 좀 억울햇다. 이십 년을 의지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살앗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약 하나로 알게 되니까;;

    아 근데 이거 오해하면 안 되는게, 약 먹었다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하기 싫은 건 여전히 하기 싫음. 그냥 하기로 한 걸 붙잡고 있는 게 가능해진 것뿐이다. 이 차이가 커 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그게 아예 안 됐기 때문이고

    근데 부작용이 왓다 ㅜㅜ

    며칠 좋다가 몸이 이상해졌다

    셋 다 동시에 왔다. 잠을 못 자니까 다음 날이 더 엉망

     

    심장이 계속 빠르게 뛰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방금 뛰고 온 사람처럼

    밤에 잠이 안 왔다. 이게 제일 컸다. ADHD인데 잠까지 못 자면 그냥 다음 날 하루가 통째로 날아간다. 집중하려고 먹는 약 때문에 집중을 못 하게 되는 거임;;

    입안이 계속 말랐다. 이건 사소해 보이는데 하루 종일 물을 들고 다녀야 해서 은근히 신경 쓰였다 (입냄새는 덤 ㅎ)

    여기서 내가 한 착각

    이 부분을 제일 쓰고 싶었다

    첫 약이 안 맞았을 때 흔히 내리는 잘못된 결론

    나는 오른쪽으로 갈 뻔햇다

    나는 "아 나는 약이 안 듣는 사람이구나" 하고 끝낼 뻔했다

    이게 얼마나 웃기냐면, 첫 약이 안 맞은 건 약이 안 듣는 게 아니라 그 약이 안 맞은 것뿐인데 나는 그걸 나에 대한 결론으로 만들어버렷다

    ADHD 특징이 여기서도 나온다.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그 카테고리 전체를 닫아버리는 거. 나는 걍 평생 그렇게 살았다. 운동도 그랬고 공부 방법도 그랬고.

    아무튼 그때 의사한테 말한 게 다행이었다. 안 맞는다고 말하는 것도 치료의 일부라는 걸 그때 알앗음

    이거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나는 병원에서 뭘 말해야 하는지를 몰랏다. "좀 어때요?"라고 물으면 "그냥 뭐 괜찮은거같아여" 하고 나오는 사람이었음;; 근데 그러면 조정할 근거가 없다

    그래서 나중엔 적어갔다. 며칠에 뭐가 어땠는지. 기억으로 말하면 제일 최근 이틀만 말하게 되더라 ㅜㅜ

    그래서 바꿧다. 그리고 또 바꿧다

     

    약이 바뀌어온 과정

    한 번에 정해진 적이 없다

    다른 계열로 바꿨고, 나중엔 같이 쓰기도 했다. 그러다 병원을 옮기고 나서 또 조합이 달라졌다

    몸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오늘 먹고 내일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이게 제일 힘들었다. 이틀 먹어보고 "이거 별론데?" 하고 싶은 걸 참아야 함

    그리고 약 이름은 여기 안 쓸 거다.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도 안 쓰는 이유가 있음. 내가 좋았던 게 남한테 좋을 이유가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나도 첫 약이 안 맞았잖음. 근데 그 약으로 잘 지내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고

    글에서 약 이름 보고 "이거 달라고 해봐야지" 하는 건 진짜 별로다. 그건 의사가 정할 일이라 나는 아예 재료를 안 주려고 함

    그리고 이건 좀 개인적인 얘긴데, 병원 바꾸는 걸 너무 오래 미뤘다. 뭔가 배신하는 것 같아서;; 근데 그럴 필요 전혀 없었다. 안 맞으면 옮기는 게 맞다 참고로 의사는 나 기억도 못함

    약이 해주는 것 / 안 해주는 것

    이게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말임

    약이 해주는 것과 약이 해주지 않는 것

    왼쪽만 기대하고 갔다가 오른쪽에서 무너진다

    성인 ADHD 치료에서 약이 하는 일은 하나로 정리된다. 안개를 걷어준다. 앉으면 앉아진다. 하려던 게 뭔지 안 잊어버린다

    근데 안개가 걷힌 자리에 뭘 세울지는 안 알려준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집중이 되는 상태에서 엉뚱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거다. 나는 실제로 그랬다. 약 먹고 여섯 시간을 안 중요한 리팩터링에 썼다. 집중력은 완벽했음. 방향이 틀렸을 뿐ㅜㅜ

    그 얘기는 따로 적어놨다 (ㅇ여기도 봐주세여 ㅎ)

    그래서 구조를 같이 바꿧다

    약과 함께 바꾼 생활·업무 구조

    이거 없으면 약만으로는 원위치된다

    우선순위를 내가 그때그때 정하지 않게 만들었다. 아침에 앉으면 뭘 할지가 이미 적혀 있어야 한다.

    정하는 걸 그 순간의 나한테 맡기면 무조건 재밌는 거부터 손이 감

    시간 예측도 나한테 안 맡긴다. 내 감으로는 "두 시간이면 되는데요"인데 (겠냐?) 실제로는 이틀 걸린다. 그래서 예측을 기록에 넘겼다

    뭘 어떻게 바꿨는지 자세한 건 여기에 적었음

    그리고 하기 싫었던 것들 ㅜㅜ

    솔직히 이 문단은 안 쓰고 싶었다

    성인 ADHD 치료 검색하면 꼭 같이 나오는 것들이 있다. 규칙적으로 자고, 운동하고, 스트레스 관리하고. 이런 거 검색하면 다 나오는 말이라 나도 처음엔 그냥 넘겼다. 뻔한 소리 같아서

    근데 잠을 못 잔 날은 약을 먹어도 별로였다. 이건 몇 번 겪고 나서야 인정햇다

    운동은 아직도 잘 안 한다;; 여기서 착한 척하고 싶지 않다. 다만 하는 주랑 안 하는 주가 확실히 다르긴 하다는 것만 적어둠

    이런 얘기가 짜증나는 이유를 나는 안다. "약 말고 생활습관을 고치세요" 로 들리거든. 그 말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들었고, 그게 안 돼서 병원에 간 건데 또 그 소리냐 싶은 거임

    근데 내가 하려는 말은 그게 아니다. 생활습관으로 대체하라는 게 아니라, 약이 만들어준 여유를 그쪽에 좀 쓰면 다음 주가 편해진다는 얘기다. 순서가 반대다

    지금은 어떠냐면

    치료를 이어가면서 정리된 기대치

    완치가 아니라 조정이다. 이걸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렸다

    좋아진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다. 근데 안 좋은 날에 "역시 나는 안 되나 보다"로 안 간다. 그게 제일 큰 변화다

    전에는 하루 망하면 그게 나에 대한 증거가 됐다. 지금은 그냥 오늘이 그런 날인 거다

    정리하면

    성인 ADHD 치료를 시작하려는 분한테 하고 싶은 말은 세 개다

    첫 약이 안 맞아도 그게 끝이 아니다. 나는 거기서 접을 뻔햇다

    약은 안개를 걷어주지 진로를 정해주지 않는다. 걷힌 자리에 뭘 세울지는 따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안 맞는다고 말해도 된다. 그거 말하는 게 치료다

    나는 이걸 아는 데 오래 걸렸다;; 지금 시작하시는 분은 좀 덜 걸렸으면 좋겟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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