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개발

엑셀 재고관리, 프로그램으로 바꾸면 얼마나 들까 (견적 내는 입장에서)

손영은 2026. 7. 12. 19:53

며칠 전에도 비슷한 문의를 받았습니다. 품목별로 재고를 엑셀에 정리하는데, 입출고가 생길 때마다 옆으로 칸을 붙여나가다 보니 시트가 옆으로 한없이 길어졌고, 월마다 시트를 새로 파다 보니 이제 작년 이력 하나 찾으려면 한참 걸린다는 겁니다. 이런 문의가 정말 자주 옵니다. 다들 마지막에 묻는 건 하나예요. 그래서 이거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얼마냐고.

견적을 내는 입장에서 솔직하게 적어보면, 케이스가 크게 세 갈래로 갈립니다.

엑셀을 버리기 싫은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양식은 그대로 두고 집계랑 리포트만 자동으로 뽑고 싶다는 거죠. 이건 일이 작아서 백만 원대 초반이면 보통 해결됩니다. 반대로 여러 명이 각자 입력하고 조회해야 하면 웹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부터 이백만 원대에서 시작해서 기능 따라 오백까지 봅니다. 여기에 재고 추이 차트나 발주 알림까지 얹으면 삼백에서 천만 원 사이 어딘가로 갑니다. 부가세 별도고, 기간은 짧으면 이 주, 길면 두 달입니다.


그런데 견적서를 받아보면 다들 화면이랑 기능 목록만 봅니다. 정작 비용을 좌우하는 건 다른 데 있는데요.

몇 년치 엑셀에 쌓인 데이터가 문제입니다. 받아서 열어보면 같은 품목이 시트마다 이름이 다릅니다. A상품, A 상품, A상품(신형). 수량 칸에는 숫자만 있어야 하는데 "3개+불량1" 같은 메모가 섞여 있고요. 이걸 프로그램이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게 체감상 전체 작업의 절반입니다. 그래서 저는 견적 문의가 오면 실제 쓰시는 파일부터 보내달라고 합니다. 파일을 보면 견적이 확 정확해지거든요. 개발자 입장에선 모르는 게 많을수록 버퍼를 얹어서 부르게 되니까, 파일 하나 첨부하는 게 발주하는 쪽에도 이득입니다.

하나 더. 과거 데이터를 전부 옮기려고 하지 마세요. 최근 일 년치만 옮기고 그 전 건 엑셀로 보관하는 걸로 합의하면 비용이 눈에 띄게 빠집니다. 다만 이월 재고 수량, 그러니까 현재고의 출발점은 반드시 맞추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게 틀리면 시스템 전체를 못 믿게 돼요.

만들지 말라고 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월 거래가 몇십 건인데 혼자 쓴다면 엑셀 함수 정리로 충분하고, 쓰고 있는 POS나 쇼핑몰 관리 툴에 이미 재고 기능이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창고 이전이나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으면 업무가 바뀐 다음에 만드는 게 쌉니다. 안 만들어도 될 걸 만들면 결국 서로 얼굴 붉히게 되더라고요.

정리하면, 문의하기 전에 이 정도만 메모해 가면 어디서든 대화가 빨라집니다. 뭘 기록하고 싶은지(품목·수량 말고도 로트나 위치, 담당자 같은 것), 누가 쓰는지, 실제 엑셀 파일 샘플, 바코드나 판매 채널 연동이 필요한지, 과거 데이터는 어디까지 옮길지.

유형별 가격대는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단가표로 정리해 둔 게 있으니 필요하면 참고하세요. https://freesi.net/guide/software-outsourcing-price-table

 

https://freesi.net/guide/software-outsourcing-price-table